해당 글은 <신문과방송> 2023년 6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2022년 10월 27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440억 달러(약 57조 원)에 인수했다. 이 인수는 2013년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2억 5,000만 달러(약 3,280억 원)에 인수한 이후 미디어 업계의 또 한 번의 ‘빅딜’이었다. 이 글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왜 인수했는지, 인수 후 트위터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머스크가 공개한 트위터 추천 알고리즘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짚어본다.
X의 의지를 잇는 자, 일론 머스크
작년 10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다음과 같은 게시글을 올렸다.
“트위터 인수는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
이 글을 보고 많은 사람은 머스크가 트위터와 자신이 보유한 여러 회사의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슈퍼 앱 서비스를 만들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이 트윗 이후에 ‘X’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트위터를 X에 흡수합병했다.
또한 한 달 뒤인 4월 14일에는 네바다주에 X.AI코퍼레이션(X.AI Corp.)이라는 새로운 인공지능 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오픈AI, 구글 등과의 인공지능 경쟁을 예고했다.
일론 머스크가 보유한 회사
•테슬라(Tesla) 전기차 제조 회사
•스페이스X(SpaceX)
우주 탐사 기업, 스타링크(인공지능통신망) 사업
•뉴럴링크(Neuralink)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보링컴퍼니(The Boring Company) 터널 건설 기업
•X홀딩스코퍼레이션(X Holdings Corp.)
X코퍼레이션 모회사
•X코퍼레이션(X Corp.) 특수목적법인, 트위터 합병
•X.AI코퍼레이션(X.AI Corp.) 인공지능 회사
재밌는 사실은 머스크가 ‘X’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는 것인데, 머스크가 1999년에 만든 온라인 뱅킹 회사도 X.com이고, 머스크의 세 살 된 아들의 이름은 ‘X Æ A-Xii’로 우리말로 ‘엑스 애쉬 에이 트웰브’다. X는 미지수, A-12는 머스크 부부가 좋아하는 항공기 SR-17의 전신을 의미한다고 한다.
돈을 좇는 ‘블루 버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머스크가 생각하는 슈퍼 앱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전부터 머스크는 틱톡과 위챗 등의 슈퍼 앱 서비스를 칭찬하며 트위터도 그렇게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트위터가 지금처럼 단순한 소셜미디어가 아닌 우리에게 친근한 카카오톡처럼 쇼핑, 금융, 페이를 넘나드는 서비스가 돼야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이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트위터는 유튜브, 인스타그램과는 달리 더 개방적인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더 탈중앙화돼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아마 ‘탈중앙화’라는 단어는 블록체인에서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트위터는 다른 플랫폼들보다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하는 데 훨씬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작년 초부터 트위터는 NFT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고, 올해 만우절에도 머스크는 트위터 로고를 도지코인 로고로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NFT, 도지코인 로고 등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블록체인, NFT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스크는 트위터만의 슈퍼 앱을 만들기 위해 트위터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블루마크(Blue Mark)’를 이용했다. 블루마크는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가 해당인물이 맞다는 것을 인증하는 마크인데, 트위터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그 이유는 트위터의 자산이 기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 기자, 유명인을 포함한 그들의 사용자에서 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유명인들도 월 8달러(약 1만 원)만 내면 블루마크를 달 수 있는 기능을 ‘트위터 블루(Twitter Blue)’에 추가했다. 트위터 블루란 트위터 최초의 유료 구독 모델로서 유료 사용자에게 작성한 트윗을 삭제하거나, 광고 없이 기사를 읽거나 북마크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 40만 명의 사용자가 블루마크를 달았는데, 만약 40만 명의 사용자가 월 8달러씩 블루마크를 결제한다면 320만 달러(약 42억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정책으로 인해 비욘세, 호날두 등이 한때 잠시 블루마크를 잃기도 했다. 현재 기준 비욘세는 1,500만, 호날두는 1억 80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진영 싸움의 장, 트위터
머스크의 블루마크 유료화 정책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블루마크가 아니다. 바로 ‘누구나’ 블루마크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앞서 말한 머스크의 트위터 경영 철학이 드러난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다른 플랫폼과는 다르게 ‘제재 없는 무법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이런 관점에서 머스크에게 블루마크는 허들이자 기회였다. 트위터 추천에는 블루마크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블루마크를 소수의 점유물로 만들어버리면 일반인은 아무리 트윗을 많이 작성해도 노출되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즉 허울뿐인 ‘누구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블루마크를 아예 없애버리는 대신 약간의 돈을 주면 누구나 가질 수 있게 해 허들을 없앴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머스크의 정책을 크게 반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보수 진영이다. 머스크 이전에 보수주의자들과 극우주의자들은 트윗 한 번으로 쉽게 제재 대상이 됐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트럼프가 있다. 하지만 머스크 취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포함해 다수의 정지 계정이 활성화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빅테크 기업 규제’에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대표적인 보수 지역인 테네시주의 마샤 블랙번(Marsha Blackburn)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일론 머스크는 반드시 빅테크 기업의 검열에 반대하고 발언의 자유를 지지하는 선언을 해야한다”며 “그것이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일이 있고 나서 많은 공화당 의원들의 팔로워 수가 급등했고, 민주당 의원들의 팔로워 수는 소폭 감소했다. 트위터 부동의 1위 계정인 버락 오바마의 계정 팔로워도 머스크 인수 후 100만 명 정도 감소해 현재 1억 3,2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트위터 추천 알고리즘 공개되다
머스크는 부임 이후 올해 3월 17일 트위터의 추천 알고리즘을 공개했다. 공개된 트위터 알고리즘은 깃허브(https://github.com/twitter/the-algorithm)에서 볼 수 있다. 먼저 이 알고리즘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일러둘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알고리즘에는 트위터 추천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간략하게만 표시돼 있고 핵심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코드의 디버깅 방법이나 실제 사용 방법에 대한 설명도 누락됐고, 이 모델을 실행하기 위한 데이터도 공개되지 않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기업의 알고리즘 추천 모델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고 판단되어 소개한다.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상황을 중요하게 보고 트윗 추천을 진행한다. 첫 번째는 ‘내가 자주 상호작용하는 다른 사용자가 누구인가?’이고 두 번째는 ‘내가 트위터의 어떤 커뮤니티에 자주 참여하고, 그 안에서 어떤 트윗이 트렌드인가?’다. 그래서 트위터의 추천 모델은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하기 위한 모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트위터는 철저하게 엄격한 룰 아래에서 작동하는 룰베이스(Rule Based) 알고리즘이다. 그래서 위 두 가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세 단계를 거치는데, 각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내 트윗을 기준으로 추천 후보군을 형성한다
후보군은 보통 수백만 개 중에서 1,500개 정도로 추출하고 평균적으로 팔로우된 계정에서 50%, 그렇지 않은 계정에서 50%를 추출한다.
2. 머신러닝을 활용해 후보군에 순위를 매긴다
3. 선정된 후보군 중에서 필터에 걸리는 트윗을 제외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에, 트위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미디어 관계자들은 내 트윗이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게 게시물을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어떤 트윗이 후보군 선정에서 가점을 받고, 어떤 트윗이 감점을 받는지는 [표 1], [표 2]를 통해 간략히 알 수 있다. 변수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변수명만을 가지고 추측한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이외에도 연령, 언어, 검색 필터 등 다양한 변수가 상호작용해 추천 모델을 형성한다(공개된 트위터의 코드 수는 약 30만 줄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트위터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참여 가능성’이다. 이를 트위터에서는 ‘리얼그래프(Real Graph)’라고 표현하는데, 쉽게 말해 추천된 트윗에 내가 얼마나 리트윗, 댓글, 좋아요 등의 참여를 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위 지표들을 고려해 트윗을 게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트윗을 작성해야 더 많은 추천에 노출될 수 있다.
트위터에서 추천 알고리즘을 공개한 이유는 머스크의 공약 때문도 있지만 그간 트위터가 편향적이고 선정적인 트윗을 의도적으로 차단하지 않는다는 의심을 받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의심을 없애고자 트위터 팀에서 알고리즘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알고리즘 공개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머스크는 트위터 블루 구독자의 트윗만 다른 사용자에게 추천해준다는 공약을 하기도 했다(물론 실행되
지는 않았다).
이상 머스크 인수 이후 트위터의 변화와 트위터가 공개한 추천 알고리즘까지 살펴봤다. 앞에서 언급했듯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부분은 수익화였는데, 대규모 인원 감축과 과감한 유료 모델 도입은 어쩌면 머스크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머스크는 트위터의 수익을 강화함과 동시에 그 수익을 사용자에게 분배하는 시도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올해 2월 머스크가 트위터 블루 가입자에 한해 광고 수익 분배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직접 말했는데, 수익화 이후에는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유입될 예정이니 현재 한국에서 트위터 기반이 다소 약할 때 고정 팬층을 만들어 놓는 것이 수익화 이후 더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기 위한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위 기사는 <신문과방송> 2023년 6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