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피드의 ‘디지털 뉴스 부문 폐지’ 선언] 언론 산업의 진짜 위기 성장과 혁신은 끝났나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방송 2023년 7월호 기고문

Posted by Minki on July 6, 2023

해당 글은 <신문과방송> 2023년 7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2021년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한때 뉴욕타임스의 경쟁자로까지 꼽혔던 버즈피드. 디지털 매체로 기성 언론의 시기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지만 결국 뉴스 콘텐츠 폐지를 선언했다. 버즈피드의 사례가 미디어 업계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때 미국 미디어 업계의 이단아이자 선구자로 칭송받던 기업이 있었다. 바로 버즈피드(BuzzFeed)다. 버즈피드가 낯선 이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그 전신은 2006년에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가 설립한 ‘An Internet Laboratory of Sorts(일종의 인터넷 실험실)’로 주로 페이스북에 가십(gossip) 콘텐츠를 발행해 큰 인기를 끌었던 미디어 기업이다. 이후 2011년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기성 언론사로부터 유명 언론인들을 영입, 사명을 버즈피드로 바꾸면서 전통적 의미의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한때 사이트 방문자수가 뉴욕타임스를 넘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고, 이 기세를 몰아 2016년엔 기업 가치 17억 달러(약 2조 1,700억 원) 달성, 2021년에는 중국 신장 위구르 수용소 인권 탄압 보도의 퓰리처상 수상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냈다. 이처럼 전통 언론사가 아닌 디지털 매체로 시작하여 뉴스 미디어로도 인정받던 버즈피드가 지난 4월 20일 ‘디지털 뉴스 부문 폐지’를 선언했다.

버즈피드뿐만이 아니다. 버즈피드와 함께 디지털 뉴미디어를 대표하는 복스미디어(Vox Media) 또한 올해 1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이유로 전체의 7%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해고했고, 젊은 미디어(young media)를 대표한 바이스미디어(Vice Media) 역시 한때 7조 원의 기업 가치를 자랑했지만, 지난 5월 15일 뉴욕 연방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이외에도 인사이더(Insider), 콤플렉스(Complex), 폴리곤(Polygon) 등 크고 작은 수많은 디지털 뉴미디어 회사 역시 인원을 감축하고 파산 신청을 했다.

기성 언론의 아성을 위협하며 급속도로 성장하던 디지털 미디어 업체들이 이렇게 동시에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빅테크 플랫폼 내 뉴스 콘텐츠 비중 축소

버즈피드의 설립자이자 CEO인 조나 페레티는 기업 구조조정과 디지털 뉴스 부문 폐지를 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해 메일을 보냈다. 그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나는 버즈피드 뉴스 부문이 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에 매우 애착이 있었기 때문에 과도한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빅테크 기업들은 소셜미디어상의 프리미엄 무료 저널리즘 콘텐츠를 위해 별도의 콘텐츠 배급(노출)과 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았고, 나는 큰 투자를 했기에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Additionally, I made the decision to overinvest in BuzzFeed News because I love their work and mission so much. This made me slow to accept that the big platforms wouldn’t provide the distribution or financial support required to support premium, free journalism purpose-built for social media).”

즉 이 말을 해석하자면 버즈피드가 양질의 뉴스 콘텐츠를 만들고자 취재·탐사·각종 콘텐츠 등 제작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했고 이를 빅테크 기업 플랫폼에 게시했으나 그들로부터 별도로 얻은 수익이 없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1년을 기준으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광고 매출은 2,180억 달러(약 279조 원)로 전체 디지털 미디어의 광고 매출인 1,280억 달러보다 900억 달러가량 많다.

그렇다면 빅테크 기업은 왜 미디어 콘텐츠에 별도의 재정적인 지원을 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2020년대 들어 전체 콘텐츠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뉴미디어 기업의 부흥기인 2010년대를 살펴보면 SNS에서의 콘텐츠는 크게 ‘개인’과 ‘기업’ 두 가지 주체가 생산했다. 이런 이유로 빅테크 기업은 플랫폼 내 양질의 콘텐츠를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뉴미디어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더 많이 추천해주거나 플랫폼에서 자체적인 바이럴을 지원해주는 등 이들에게 특별 대우를 해줘야 했다.

하지만 2005년 유튜브가 등장했고, 2007년에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일부 유명 동영상 제작자들에게 동영상 광고 수익을 나눠주기 시작한 것이 2012년 모든 사용자 대상으로 확대되면서, SNS에서의 콘텐츠 생산 주체로 기존 개인과 기업 이외에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집단이 등장하게 됐다. 또한 동영상 제작 기술의 간소화 및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 향상은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런 상황이 맞물린 결과 더 이상 빅테크 회사들은 뉴스 콘텐츠를 특별 대우할 필요가 없어졌고, 최근 들어 더 짧고, 더 자극적이고, 더 재밌는 콘텐츠를 원하는 대중의 성향을 반영해 오히려 뉴스 콘텐츠의 추천·노출 비중을 줄이고 있다. 이런 탓에 사용자 유입과 조회수를 빅테크 플랫폼에 크게 의존하던 버즈피드, 바이스미디어 등은 수익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자금 상환의 압박

앞에서 뉴스 콘텐츠 소비 감소, 빅테크 기업의 홀대, 크리에이터의 등장 등 주로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비즈니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필자 개인적으로는 비즈니스적 이유가 버즈피드, 바이스미디어 등 디지털 뉴미디어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뉴미디어 탄생 이전에도 언론이 위기라는 말은 있었다. 그리고 이런 위기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와 디지털 광고 단가 하락으로 인해 가속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런 예상과는 달리 실제로는 코로나19 기간 중 영업이익과 매출이 상승한 언론사들이 더 많다. 대표적으로 뉴욕타임스의 매출은 코로나19 시작 전인 2019년엔 총 18억 1,200만 달러(약 2조 3,600억 원)를 기록했지만 2022년엔 22억 7,900만 달러(약 2조 9,000억 원)를 기록하며 약 26%의 매출 상승을 이뤄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억 6,800만 달러(약 2,200억 원)에서 2억 5,400만 달러(약 3,300억 원)로 약 51% 상승했다.[표 1]

심지어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정리해고, 인원 감축을 진행하지 않고도 이런 성장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워싱턴포스트(Graham Holdings), 이코노미스트,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Dow Jones & Company) 등 많은 언론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한국의 주요 언론사들 역시 코로나19 기간 실적 상승을 겪었다. 조선일보는 2021년 매출 2,907억 원에서 2022년 2,990억 원을 기록해 약 2.9% 상승했고, 같은 기간 국민일보, 문화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등 다른 언론사들도 매출 또는 영업이익이 상승했다.[표 2]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2 한국언론연감>을 보면 2021년 언론 산업 전체 매출액은 10조 564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8.5% 증가했다.

이 같은 매출 성장을 두고 판관비(판매관리비) 및 인건비를 줄인 ‘불황형 성장’, ‘불황형 흑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지출을 유연하게 줄이는 것도 기업의 능력이기에 결과만 본다면 구조조정을 통한 건전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언론사들과 다르게 왜 디지털 뉴미디어 회사들은 큰 위기를 겪고 있을까? 이에 대한 쉬운 이해를 위해 국내 기업 중 카카오의 사례를 소개한다. 개인적인 의견이 반영됐음을 미리 밝혀둔다. 지난해 6월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를 매각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IB(투자은행)를 통해 전 국민에게 알려졌다. 카카오는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를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시키면서, 세계적인 사모펀드 TPG, 카일 그리고 구글로부터 약 9,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모빌리티를 키워나갔고 2021년 흑자 전환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IPO(기업공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상장, 2021년 11월 카카오페이 상장 등 잇따른 계열사 상장과 골목 상권 침해 이슈 등으로 인해 카카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IPO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고, 투자금 상환 방안으로 모빌리티 매각을 추진했지만 카카오 임직원과 주주의 반대로 매각을 철회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분사와 IPO를 위해 받았던 투자금을 상환해야 했고, 추후 원활한 IPO 재추진을 위해 카카오 주가를 부양해야만 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카카오톡에서 수익성이 낮은 부분을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 작업의 일환으로 올해 3월 카카오톡에 카카오쇼핑 서비스를 신설했고, 광고 수익을 더 높이기 위해 기존 3번째 탭을 카카오뷰에서 오픈채팅으로 바꾸었다. 여기서 우리가 눈치채야 할 것은 플랫폼 혹은 빅테크 기업이 수익성 보완을 위해 비교적 돈이 ‘덜’ 되는 뉴스 콘텐츠를 없앴다는 것이다.

이 사례를 미디어 업계에 대입하면 비교적 탄탄하게 운영되는 기성 언론사들과 다르게 왜 버즈피드, 바이스미디어 같은 디지털 뉴미디어 회사들이 큰 위기를 겪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투자금 유치 규모의 차이에 있다.

버즈피드는 2016년 NBC유니버셜로부터 4억 달러(약 5,120억 원)를 투자 받았고,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나스닥 IPO를 추진했지만, 부진한 매출 상승 폭과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결국 2018년에 IPO가 무산되고 대량 해고가 진행됐다. 이후 다시 SPAC 합병을 통해 IPO를 추진했지만 당초 인수합병계약에서 체결한 총 2억 8,750만 달러(약 3,700억 원)의 투자금 중에서 94%의 투자금이 철회되면서, 1,620만 달러(약 208억 원)의 낮은 금액으로 나스닥에 입성하게 된다.

바이스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바이스미디어는 2011년부터 약 9차례에 걸쳐 총 16억 달러(약 2조 5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이용자 수의 감소로 매출에 타격을 받기 시작했고, 2018년엔 성희롱 이슈로 CEO인 셰인 스미스(Shane Smith)까지 해고됐다. 이후 계속된 부진으로 투자금 상환 능력을 상실한 바이스미디어는 지난 5월 15일 8억 3,400만 달러(약 1조 690억 원)의 부채와 함께 파산을 신청했다.

이처럼 매출 대비 투자금을 과도하게 유치했던 버즈피드와 바이스미디어는 투자금 상환과 주가 부양을 위해 돈이 덜 되는 뉴스 부문을 폐지하거나 매각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버즈피드는 뉴스 부문을 폐지하고 AI와 흥미 위주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메타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국내 언론이 비교적 안전한(?) 것은 국내 미디어 시장에 유입된 투자금이 적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미디어 시장

국내에서는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이 등장한 이후 미디어 업계에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이 끊긴 상황이고, 미국도 버즈피드와 바이스미디어로 인해 미디어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시장에 크게 확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진짜 위기는 앞으로 미디어 업계를 부양하기 위한 자금 유치가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위워크(WeWork)의 IPO 실패로 인해 한동안 프롭테크(Proptech)1) 시장에 큰 투자 유치가 없었던 것을 보면 이런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투자 실종과 맞물려 크리에이터 콘텐츠의 확산은 지금보다 더 심하게 레거시 미디어 산업을 압박하고 위협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압박을 버텨내지 못한 언론사들이 앞으로 더 나오게 되면 레거시 미디어의 콘텐츠와 크리에이터 콘텐츠 사이의 균형이 무너져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레거시 미디어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확산은 투자 실종과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을 레거시 미디어에 가져올 것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디어 업계에 혁신을 가져올 스타트업이 등장해 시중의 투자금을 미디어 업계로 유입시키고, 레거시 미디어 콘텐츠의 확산에 기여하면서 언론과 크리에이터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앞으로 레거시 미디어와 스타트업 사이에 더 많은 교류와 소통의 장이 있기를 희망하면서, 더 늦기 전에 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스타트업이 하루빨리 나오기를 기원한다.

1) 부동산 자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말한다. <출처 – 한경 경제용어사전>, 편집자 주

위 기사는 <신문과방송> 2023년 7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