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신문과방송> 2024년 4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저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자, 기업들은 지출을 줄여 매출과 영업이익 사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뉴스 미디어 분야도 타격을 받고 있다. 축소·중단된 뉴스 지원 프로그램 현황을 살펴보고 뉴스 산업이 다시 활력을 찾을 방법을 고민해 본다.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부터 2022년 팬데믹 기간까지, 세계 경제는 약 15년에 걸친 저금리 시대를 끝내고 다시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개인과 기업이 체감하는 실물 경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래서 기업은 매출을, 투자자는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런 분위기를 여실히 느끼기 위해선 국내 유명 스타트업의 흑자 전환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서비스 출시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던 토스증권은 작년 첫 흑자를 기록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약 950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당근마켓 역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해 쿠팡은 창립 13년 만에 흑자 달성에 성공했고,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 쏘카 등 그간 적자에 시달리던 수많은 스타트업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비슷한 시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각계에서 수익성 개선과 흑자 전환에 촌각을 다투고 있는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미디어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들은 저널리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뉴스를 지원해왔다. 구글은 2018년부터 뉴스조직을 지원하는 이노베이션 챌린지(Innovation Challenge)를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47개국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3천만 달러(405억 원) 규모를 지원받았다. 2018년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메타의 프로그램은 559개 뉴스룸에 2,987만 달러(약 403억 원)를 지원하는 등 투자를 지속해왔고,1)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SNU팩트체크에 매년 10억 원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뉴스 펀딩 프로그램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종료·축소된 뉴스 지원 펀딩 프로그램
고금리 시대에 기업은 위축된 투자시장과 높아진 대출 금리로 인해 실적을 개선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판관비를 줄이거나 돈이 안되는 사업부를 정리함으로써 지출을 줄여 매출과 영업이익을 사수하는 ‘불황형 흑자’ 전략을 주로 취하게 된다.
이런 전략을 취하려는 기업들에게 엔터, 콘텐츠, 게임이 아닌 미디어는 여러 이유들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를 개인적으로 추측하면 다음과 같다.
▲ 엔터를 제외한 미디어 분야는 성장 모멘텀이 낮기 때문에 당장 기업의 수익성을 증가시키거나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글로벌 온라인 광고 단가 하락으로 인해 뉴스 기사로부터 획득한 트래픽을 광고수익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점차 마진율이 하락한다.
▲ 뉴스저작권이 다른 창작물에 비해 엄격하고 뉴스 콘텐츠의 가격이 비싸다.
▲ 디바이스 크기의 제약이 있는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 지면에 뉴스를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다른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것이 트래픽 및 광고수익 유치에 유리하다.
이런 배경과 관련해서 실제로 팬데믹 기간 국내외 뉴스 미디어 분야에서 발생한 일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2023년 11월 30일 카카오톡 내 카카오뷰 폐지에 따른 카카오톡 내 뉴스 노출 종료▲ 2023년 9월 26일 네이버 SNU 팩트체크 제휴
종료
▲ 2023년 11월 6일 GNI(Google News Initiative) 이노베이션 챌린지(Innovation Challenge) 프로그램 종료
▲ 2023년 메타의 저널리즘 프로젝트(Journalism Project) 프로그램 종료
▲ 2024년 2월 29일 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의 ‘아티팩트(Artifact)’ 뉴스 플랫폼 서비스 종료
▲ 연합뉴스TV, YTN 방송사 지분 매각으로 인한 최대 주주 변경
▲ 2023년 JTBC, CJ ENM 구조조정 및 KBS 수신료 분리징수
▲ 글로벌 뉴스(온라인, 지면) 광고 수익 감소(2019년 49.2억 달러 → 2024년 36억 달러)2)
▲ 2023년 CNN, 워싱턴포스트, NBC유니버셜(NBCUniversal), ABC News, ESPN, USA 투데이 등 최소 40개 이상 언론사 대규모 정리해고(총 규모 약 2만 4,000명)
▲ 구글, 메타 등 빅테크 플랫폼 자사 뉴스팀 축소 및 정리해고(총 규모 약 100명)
▲ 과거 디지털 미디어 선두 주자였던 바이스미디어, 버즈피드, 복스미디어 2023년 파산 신청 혹은 대규모 구조조정

출처 - 구글 이노배이션 챌린지 홈페이지
팬데믹 기간 국내외 뉴스 미디어 분야에서는 다양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뉴스 지원 프로그램이었던 구글의 이노베이션 챌린지가 종료됐다.
이처럼 팬데믹이 종료된 후 1년째인 2023년에 국내외 미디어는 부정적인 이슈로 가득 찼다. 이를 보고 뉴욕타임스 역시 2023년을 두고 저널리즘의 디지털 전환 이후 최악의 비즈니스 위기라는 평가와 함께 저널리즘 대학살이라고 평하면서 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위기가 반도체 산업에서의 사이클과는 달리 앞으로 저널리즘 분야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출산율 및 뉴스 선호도 저하, SNS 및 유튜브의 성장 등으로 뉴스 트래픽 증가를 견인할 수 있는 요인이 희소한 만큼 앞으로 더욱 포털에 의존한 기생적 비즈니스 형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 펀딩의 미래
뉴스 펀딩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뉴스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산업계와 정부기관에 상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국내외 언론 관련 펀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정부를 통한 보조금이고, 최근에 민간기업 중에서도 대규모 언론 펀딩 프로그램을 만든 유일한 곳도 아이러니하게도 오픈AI다. 오픈AI는 최근 뉴욕타임스로부터 뉴스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을 당할 만큼 뉴스 데이터 활용에 있어 언론사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으나, 이들은 2023년 6월 ‘아메리칸 저널리즘 프로젝트(American Journalism Project)’를 신설했다. 오픈AI는 미국 내 2,500개의 언론이 폐간하고, 1,800개 지역 커뮤니티에 로컬 뉴스룸이 없고, 저널리즘 직업 중 60%가 소멸했다는 것을 해당 프로젝트를 만든 동기로 설명했다. 오픈AI는 실제로 44개의 비영리 저널리즘 단체를 후원했고, 총 금액은 168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억 원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오픈AI가 프로젝트를 신설한 시점이다. 오픈AI는 뉴스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소송을 당한 시점(2023.12), 작가들이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건 시점(2023.9)보다 한발 앞서 펀드를 만들었다. 이는 추후 반드시 발생할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펀딩을 조성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오픈AI에게는 뉴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오픈AI는 저널리즘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저작권 관련 문제가 생길 수 있거나 기술적 협업이 필요한 예술·스타트업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펀딩을 조성하고 있다.
오픈AI의 사례처럼 언론계가 한발 앞서 잠재적으로 뉴스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곳, 예를 들어 증권, 부동산, 포털 등과 같은 산업계에 뉴스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 그들이 언론사에 광고비 전재료를 지급하게 만들고, 언론을 위해 장기적인 펀드를 결성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펀드를 통해 언론사들은 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구매력을 증진시키고, 점차 뉴욕타임스처럼 펀드에 의존하지 않고 전재료 및 구독료에 자생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다진다면 뉴스 산업이 다시금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 https://www.cjr.org/tow_center/how-meta-funded-journalism.php
2) Global Entertainment and Media Outlook Report, PwC
위 기사는 <신문과방송> 2024년 4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