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신문과방송> 2025년 1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AI는 2025년에도 여전히 화두가 될 전망이다. AI의 급격한 성장 뒤에 오픈AI가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픈AI의 성장 과정과 2025년 행보를 예측해 보고, AI 발전에 따른 미디어의 방향성을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2025년 1월 8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가 화려하게 개막했다. 불과 1년 사이 CES는 기조연설과 전시 구성에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2024년에는 로레알의 니콜라스 히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CEO가 기조연설을 맡았고 모빌리티, 친환경, 바이오 기술이 주목받았다면, 2025년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의 기조연설로 시작해 AI가 중심 주제로 떠올랐다.
AI가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부각된 배경에는 오픈AI의 급격한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오픈AI의 발전과 2025년의 행보를 조명하며, 그 영향력을 살펴보려 한다.
챗GPT의 등장부터 오늘까지
2022년 11월 30일. 오픈AI가 챗GPT를 대중에 처음 공개한 날이다. 이후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GPT 기반의 다양한 대화형 모델이 공개됐고, 챗GPT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비디오, 사진, 음성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멀티모달 플랫폼이 됐다. 이런 편의성에 힘입어 2024년 12월에는 전 세계 사용자 2억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챗GPT는 이렇게 쉼 없이 발전해 왔다.[표 1] 그렇다면 2025년의 오픈AI와 챗GPT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2025년 영리법인으로 전환한 오픈AI
챗GPT의 역사를 살펴보면 유독 2024년에 새로운 GPT 모델, 구독 모델,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기능 등이 골고루 공개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오픈AI의 12일(12 Days of OpenAI)’ 행사에서는 소라(Sora) 플랫폼 출시와 함께 개발자, 엔지니어, 기업 관련 기능들이 매일 같이 공개됐다. 마치 오픈AI에 큰 전환이 임박한 것처럼 새로운 기능들이 쏟아졌다. 그 이유는 머지않아 밝혀지는데, ‘오픈AI의 12일’이 끝난 지 정확히 10일 이후인 12월 26일 오픈AI는 기존 법인 체제인 이익제한기업(Capped Profit Company, OpenAI, LLC)을 영리 목적인 공익 법인(PBC, 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다.
이런 전환의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오픈AI의 회사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오픈AI는 현재 기업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인 비영리 모체(OpenAI Inc)와 영리조직(OpenAI LP), 이렇게 이중구조로 구성돼 있다. 이는 오픈AI가 연구 목적에 기반을 둔 기업임을 명확히 함과 동시에 상업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투자 유치 과정에서 독과점 이슈를 피하기 위해 생겨난 독특한 운영 체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샘 올트먼(Sam Altman)을 포함한 오픈AI 이사회는 비영리 모체 소속이고 이들이 영리조직을 지배하는 구조다. 따라서 의사결정은 모체가 맡고 상업 모델 개발, 연구 자금 조달은 영리조직이 맡는다.
오픈AI는 생성형 AI를 만들기 위해 2019년부터 많은 투자를 유치해 왔다. 총 투자 유치 규모만 해도 알려진 것만 195.15억 달러(약 28.5조 원)에 이르고 덕분에 기업가치는 1,570억달러(약 230.4조 원)로 치솟았다. 그리고 PBC 조항은 가장 최근 투자 유치에서 직접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2024년 10월 2일 오픈AI가 다양한 회사들로부터 총 66억 달러(약 9.7조)를 투자받는 과정에서 2년 안에 PBC로의 전환이 조항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오픈AI의 행보는?
지금까지 챗GPT의 역사와 오픈AI의 투자 유치 이력에 대해 알아봤다. 이 과정에서 눈여겨볼 만한 지점은 더 이상 오픈AI의 영리조직인 오픈AI LP에 오픈AI Inc의 지분이 거의 없고, 대부분 외부 투자사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오픈AI LP는 주주 및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더 두드러진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 API 생태계 구축
2024년 12월 4일, 샘 올트먼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X.Ai,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 모델 간의 차이가 이제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무어의 법칙을 따라 발전한 강력한 모델들이 모두에게 개방될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챗GPT와 API 전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도 그럴 것이 X.Ai와 앤트로픽 모두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의 지원으로 오픈AI를 바짝 추격하고 있고, 이는 실제 거대언어모델(LLM) 점유율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가 2024년 11월 20일 공개한 보고서1)에 따르면 오픈AI의 점유율은 2023년 대비 2024년 16%p 감소했으며, 이에 반해 앤트로픽의 점유율은 12%p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샘 올트먼은 LLM 모델 간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모델 성능으로 점유율 격차를 벌리는 대신 API와 엔터프라이즈 모델 보급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오픈AI는 기업용 챗GPT를 공개한 것은 물론 캔버스(Canvas), 스웜(Swarm), RFT, 커스터마이징 등 개발자를 위한 도구를 연말에 대거 발표했다. 이를 통해 다른 기업들이 오픈AI의 기술을 자체적으로 적용토록 해 서드파티 혹은 익스텐션 기능으로 추가 사용자 확보와 점유율 증가, 그리고 개발자를 위한 API 생태계 구축을 노리는 모양새다.
개인화·전문화된 AI 에이전트 등장
샘 올트먼은 2024년 ‘AI 에이전트’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다. 2024년 오픈AI 데브데이(Devday) 한 행사에서만 에이전트라는 단어를 28회나 사용했다. 샘 올트먼이 이렇게나 에이전트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것이 앞으로 다가올 일반인공지능(AGI) 시대의 핵심 기능이자 킬러 기능(Killer Function)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는 AI의 발전을 5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는 챗봇(Chatbot), 2단계는 추론자(Reasoners), 3단계는 에이전트(Agents), 4단계는 혁신자(Innovators), 5단계는 조직(Organizations)이다. 올트먼은 현재 오픈AI는 2단계까지 와있으며 올해 혹은 가까운 미래에 3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며, 2024년 12월 공개한 오픈AI의 ‘o1’ 모델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AGI의 3단계인 AI 에이전트, 그는 이를 “내 인생 전체, 내 모든 이메일, 내가 나눈 모든 대화에 대해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기능이 아닌 동료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콕 집어 정의했다. 올트먼은 “추론 능력을 가진 AI가 높은 정확도로 오랜 시간 작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하며 AI 에이전트 개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여러 개발자와 플랫폼이 서로 협력할 수 있게 돕는 스웜 프레임워크를 출시하며 개발 및 서드파티 생태계 구축과 함께 낮아진 LLM 점유율을 복구할 것으로 보인다.
올트먼이 구상하는 AI 에이전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웜 프레임워크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스웜은 AI 에이전트(모델) 여럿이 함께 일하는 사무실로 비유할 수 있다. 회계를 담당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을 담당하는 AI 에이전트, 디자인을 담당하는 AI 에이전트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들이 스웜이라는 공간에서 ‘독립적이지만 함께’ 일하며 공통의 결과물을 생산해 낸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렇기에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AI 에이전트와 협업 기관, 각종 산업의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유리하다.

최근 오픈AI의 움직임을 보면 방산, 로봇, 바이오와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버티컬 AI(Vertical AI) 콘셉트로 이 분야에 전문화된 스타트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반대로 대중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문서 생산성, 뉴스 및 미디어 콘텐츠 생산과 같은 형태는 기존 레거시 산업인 미디어, 뉴스 매체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과 협업해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례를 정리해 보면 [표 3]과 같다.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는 미디어의 자세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작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가능성을 실현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샘 올트먼이 말했듯, 가까운 미래, 어쩌면 올해 안에 AI는 우리의 삶에 크고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콘텐츠 저작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작가, 언론 매체, 음악가, 예술가들이 오픈AI, 앤트로픽, 메타와 같은 기술 기업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하며, AI가 허가 없이 학습에 저작물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법적 논쟁은 AI 저작권 시대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특히, 레딧과 같은 기업은 커뮤니티 데이터를 활용한 AI 저작권 전략으로 상장 이후 주가가 2.5배 상승하는 등 AI 시대를 선도하고 있으며, 뉴욕타임스와 주요 음반사들도 저작권 보상을 위한 새로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법원 판결에 따라 AI 기업들이 공정이용 주장에서 승리할 경우, 콘텐츠 사용 비용 없이 AI 학습이 가능해질 수 있는 반면, 그렇지 않다면 AI 산업의 재정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 미디어 업계는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뉴스 저작권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AI 에이전트 시대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더 나아가, AI 기업들과 협력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선도하고, 국내 콘텐츠의 가치를 극대화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길 바란다. 한국 미디어 업계가 이러한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미래를 주도적으로 열어나가길 응원한다.
1) , 2024, https://www2.deloitte.com/us/en/pages/consulting/articles/state-of-generative-aiin-enterprise.html
위 기사는 <신문과방송> 2025년 2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